'2010/04'에 해당되는 글 8건

  1. 토요일 오후 2010/04/24
  2. 갑자기 만난... 2010/04/23
  3. 꽃구경 2010/04/20
  4. ... 2010/04/08
  5. ... 2010/04/08
  6. 밤마실 2010/04/07
  7. ... 2010/04/06
  8. 500일의 섬머 2010/04/02
DST 54.58 Km - RT 2:44:31 - AS 19.9 Km/H - MS 35.8 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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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토요일에 촬영이 일찍 끝났다.
날씨가 어찌나 좋던지, 집에 오자마자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그동안은 한강의 남쪽을 따라 달렸는데, 오늘은 북쪽을 따라 달렸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반포대교를 건넜고 맥주를 한 캔 사서 강변에 서서 마셨다.
바람이 불었고, 봄이 코끝을 간질였다.

한강 풍경 하나.
성산대교를 조금 지났을 때였다. 물이 찰랑거리는 둑에 앉은 여자가 긴 머리를 휘날리며 우아하게 앉아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무슨 악기를 저렇게 우아하게 연주할까 하는 생각에 유심히 봤더니, 그 여자가 들고 있는 악기는 리코오더, 그러니까 피리였다. 그리고 옆에 놓인 가방에는 멜로디언이 들어 있었다.

한강 풍경 둘.
양화대교를 지날 즈음이었다. 가족인 듯 보이는 세 사람이 쉬다가 다시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 중이었다. 꼬마아이는 신이 나서 자전거에 올라탔고, 아이의 엄마는 남편을 향해 짜증을 내고 있었다. '자전거를 또 타야한단 말이야?' 아마 자전거가 익숙하지 않았나보다. 남편은 무뚝뚝하게 '조금만 더 타면 돼'라고 했던가?

한강 풍경 셋.
한강대교를 지났을 때였다. 강엔 고래밥 모양을 한 오리배가 떠다니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왜그럴까 하면서 쳐다봤더니, 오리배 안에 탄 남녀가 정신없이 키스를 하고 있었다. 그 둘은 키스에 열중한 나머지 오리배의 방향이 강가를 향해서 돌고 있는 걸 몰랐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 광경을 모두 보고 있었다.

한강 풍경 넷.
돌아오는 길, 월드컵경기장 근처에 있는 편의점 앞에 앉아서 친구와 통화를 할 때 편의점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아이는 엄마의 점퍼를 입었고, 여자는 남편의 양복 상의를 입고 있었다. 아이가 먹을 무언가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중이었는데 남편은 계속해서 큰소리로 여자를 윽박지르고 있었다. '그걸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해.', '삼십초만 돌리랬지.', '똑바로 해.' 어찌나 그러는지 편의점 직원이 나와서 괜찮다고 그냥 돌리면 된다고 할 정도였다. 그 와중에도 남자는 계속 소리를 질러댔고, 여자는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한동안 앉아있다 출발하려고 일어서면서 봤더니 두 사람은 집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남자는 여전히 무뚝뚝했지만 여자는 남자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이 싸우지 않는 게 신기했다.

그냥, 그랬다는 이야기. 음악도 듣지 않고 자전거를 타다보면 그냥 지나쳤을 풍경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 날씨 좋은 날에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면 너무 재미없다는 이야기. 뭐, 그런 거다.

한강을 달려서, 맥주를 한 캔 마시고, 동생을 만나서 저녁을 먹고, 다시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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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생과 함께 청요리를!
2010/04/24 23:55 2010/04/24 23:55

갑자기 만난..., originally uploaded by do you remember me?.

아무 준비 없이 나선 길에 갑자기 만난 비.
비.

비.

비.

2010/04/23 15:57 2010/04/23 15:57
DST 44.31 Km - RT 2:27:56 - AS 17.9 Km/H - MS 37.1 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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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0 23:55 2010/04/2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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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STORY 2010/04/08 00:05
늘 똑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을 쓰는 남자가 있었다. 어떤 종이에 쓰든, 어떤 연필을 가지고 쓰든 그는 그 문장으로 소설을 시작했다. 그 문장이 무엇인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의 소설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활자가 되지 못했으니까
2010/04/08 00:05 2010/04/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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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alk/자전거가 있는 풍경 2010/04/08 00:04
DST 19.42 Km - RT 1:03:42 - AS 18.3 Km/H - MS 36.7 Km/H

밤에 자전거를 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어제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였다. 작년,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면서 미친듯이 자전거를 탔고 살이 빠졌었다. 다들 무슨 일이 있느냐고, 너무 말랐다고들 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겨울이 왔고, 상황이 어찌됐든 마음은 조금씩 편해졌다. 그리고 추운 날씨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일도 뜸해졌다.

어제,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전철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있자니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창문에 비친 모습은 피곤에 찌든, 의욕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저 시간만 축내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게다가 살까지 찐.

해야할 일들을 머리속으로만 생각하다가 보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몸을 움직이는 것, 그것이 답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페달을 밟았다.

움직이자. 그게 답이다.

오랜만에 한강을 달려서, 잠깐 어두운 강변에 앉아 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2010/04/08 00:04 2010/04/08 00:04
DST 14.57 Km - RT 0:53:11 - AS 16.4 Km/H - MS 45.9 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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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밤마실!
한시간 가량 다녀보지 않은 길로만 달렸다. (라지만, 말그대로 산책수준)

RunKeeper GPS로그
2010/04/07 00:07 2010/04/0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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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이걸 언제 다 읽나...
그래도 배는 부르다.
2010/04/06 01:41 2010/04/06 01:41

500일의 섬머

from BOX/映畵 2010/04/02 17:51

사랑은 언제 끝나는 걸까요?
사랑의 유효기간이 이 개월이라던가요, 사랑이란 게 결국은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했다지요. 하긴, 두 달쯤 지나면 반짝거리던 그녀의 눈동자도 슬슬 지겨워질 법도 하니까요. 그 모든 게 호르몬 때문에 일어나는 화학작용이라, 무언가 대단한 게 있을 법한데 왠지 좀 허무합니다.

‘500일의 섬머’라는 제목만 보고도 영화 속 주인공들 사랑의 유효기간이 500일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 년이 넘고 이 년은 조금 못되는 기간, 하나의 사랑이 시작됐다 끝나기에 적당한 시간입니다. 사랑이 지속되는데 '적당한 시간'이란 게 존재한다면 말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있습니다. 남자는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고 믿습니다. 어느 순간 자기 앞에 나타난 여자를 보고 그녀야말로 자신의 반쪽이라고 느낍니다. 그리고 남자의 사랑이 시작됩니다.
여자는, 그렇지만 운명적인 사랑을 믿지 않습니다. 남자가 맘에 들긴 하지만 그 남자가 자신의 운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운명적인 사랑이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여자에게 남자는 좋은 친구, 때론 그보다는 조금 더 친밀한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남자와 여자의 연애는 별다를 것 없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조심스레 확인하고,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뭔가 어긋난다는 걸 깨닫고,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합니다. 그 사람의 행동은 물론이거니와 마음과 생각, 그리고 신념까지도. 여자와 헤어진 남자는 이제 더 이상 운명의 반쪽 따위는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자와 나눴던 사랑 역시 그냥 스쳐 지나는 작은 사건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운명 따위는 믿지 않던 여자는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야 운명적인 사랑을 믿게 됩니다. 다른 누군가를 처음 본 순간, 그가 바로 자신에게 찾아온 반쪽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야 남자와 나눴던 시간들 역시 소중한 무엇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사랑은 언제 끝나는 걸까요? 사랑의 유효기간은 언제 만료되는 걸까요?
사랑의 끝은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바로 그 순간이 아닐까요?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해야 여름이 끝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하나의 사랑이 끝나서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에야 비로소 처음 사랑이 끝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2010/04/02 17:51 2010/04/02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