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 ![]()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문학동네 |
하지만 정말 좋았던 것은 동물적인 방아질이 아니라 둘 사이의 친밀한 조우였다고 썼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를 빗어준다든지, 줄에 널린 그녀의 속옷을 걷거나 그녀가 알몸으로 화장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본다든지, 그녀가 예고 없이 그의 무릎에 살포시 앉아 목에 얼굴을 살며시 기댄다든지 하는 그런 친밀함. 그녀의 어린 시절 얘기를 듣거나, 그가 그때껏 숫총각이었다는 말을 그녀가 들어주는, 평생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커플만의 친밀함. 그는 그 순간을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썼다. (그 오랜 기다림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자고 제안한 건 이본이었다. 뭐라고 부르지? 글쎄, '인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녀가 말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말하는 게 바로 이런 거로군! 젠장! 이렇게 늦게야 알게 되다니. 이토록 아름다운 걸! 이 아름다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