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최영미
꽃그늘 아래서, 술 한잔 하려고 별렀었는데
어느새 꽃잎이 눈처럼 날리더군요.
집 앞의 목련은 툭툭하고 떨어져 검게 죽었고,
길가의 벚꽃은 바람에 희게 휘날리고.
꽃이 필 때보다,
이렇게 질 때면 더 애틋한가봅니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최영미
꽃그늘 아래서, 술 한잔 하려고 별렀었는데
어느새 꽃잎이 눈처럼 날리더군요.
집 앞의 목련은 툭툭하고 떨어져 검게 죽었고,
길가의 벚꽃은 바람에 희게 휘날리고.
꽃이 필 때보다,
이렇게 질 때면 더 애틋한가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