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으로 찾아온 선배와 점심을 먹고, 고양이들과 노닥거리다 차가운 거리로 나섰다. 매일 버스를 타던 정류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매일 타던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탔다. 머리가 조금 아팠고, 중간에 내려서 맡겼던 사진을 찾았다. 원하던 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괜찮다고 말하고 주섬주섬 챙겨서 다시 길로 나섰다. 매일 타던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기다리다 올라탔는데 중간에 내려줄테니 다른 버스를 타라며 버스카드는 찍지 말란다. 덜컹덜컹, 매 정류장마다 올라타는 사람들에게 어디까지 가냐고, 중간에 내려줄테니 버스카드는 찍지말란다. 학교 문구점에서 종이와 스티커를 사서 시험삼아 몇 장의 카드를 만들었다.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거리에 서서 거울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중국집에서 짬뽕을 허겁지겁 먹었다. 도넛 가게에서 공짜 도넛을 하나씩 입에 물고 한 손엔 그동안 먹어보지 못했던 도넛을 담은 상자를 들고 커피를 마시러 갔다. 도넛과 커피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가끔 한눈을 팔고, 이런저런 책들을 넘겨보다 카페를 나섰다. 추운 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매일 타던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타고 매일 내리던 정류장이 아닌 다른 정류장에 내려서 방에 돌아왔다. 고양이들은 여전히 장난스레 뛰어다니고 발톱은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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