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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alk 2009/01/09 12:39
ㆍ유랑하며 찍은 집시들, 여행자에 연민·위로


여행을 갈 때마다 책 몇 권씩은 챙겨간다. 책의 목록은 매번 바뀌지만 반드시 배낭에 넣고 가는 책이 있다. 80년대 후반 출간됐다가 지금은 절판된 요제프 쿠델카의 사진집이다.

1938년 태어난 요제프 쿠델카는 ‘프라하의 봄’이 실패로 돌아가자 70년 체코슬로바키아를 떠난다. 그리고 평생을 무국적자로 유랑하며 살아간다. , 6×17 파노라마로 촬영한 등이 그가 펴낸 사진집이다. 74년 정식 매그넘의 회원이 됐고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진가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오브제는 집시다. 죽은 가족을 떠나보내는 집시, 살인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로 가기 위해 수갑을 찬 집시, 실패로 끝난 혁명의 광장 앞에서 쓸쓸히 시계를 보는 집시…. 쿠델카는 이들 곁으로 조용히 다가가 셔터를 누른다. 하지만 다른 사진가들처럼 한 발 떨어져서 냉정함을 유지하지도,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는다. 쿠델카는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둔다. 마치 그것이 자신이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모든 일인 듯. 그의 사진을 보다 보면 그가 얼마나 그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나는 나의 여행이 외롭거나 막막해질 때면 그의 사진집을 꺼낸다. 그가 보여주는 연민과 위로에서 다시 살아갈 몇 모금의 물을 얻는다.

나는 1주일째 제주도를 여행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 지금 다랑쉬 오름 아래에 텐트를 치고 희미한 랜턴 불빛 아래에서 그의 사진을 보고 있다.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래, 어쩔 수 없이 우리의 삶을 굴러가게 하는 것은 연민과 위로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여행을 떠나고 사진을 찍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최갑수 시인·여행가>

쓰린 속 때문에 간 화장실에서였다. 마지막 단락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문득 이 좁은 공간에 쪼그려 앉아서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아니 실망한 건 아니다. 기대를 하지도 않았으니까. 그저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내 모습이, 상황에 끌려가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나 비참했다.

배낭에 텐트를 짊어지고 떠날 수만 있다면, 이 더러운 곳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내가 누구인지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떠나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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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9 12:39 2009/01/0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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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프라하의 봄, 사각 프레임 속에 멈춰진 시간

    Tracked from 그린비출판사 2009/06/23 11:07  delete

    프라하의 봄, 사각 프레임 속에 멈춰진 시간대학교에 다닐 때, 한 연구소에서 하는 세미나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두세 시간 진행되던 세미나가 끝나고 나면 사람들은 인근의 한 고깃집에 모?